첫 입체 작품 – 트레이
1, 2번째 수업에서는 썬캐쳐 만들기를 했다.
다음 작품으로는 무엇을 하고 싶은지 선생님께서 물어보셔서, 문득 다이아몬드의 다면체 구조를 유리로 만들면 예쁠 것 같아 그걸 하고 싶다고 말씀드렸다.
선생님께서는 가능은 하고, 물론 예쁘겠지만 현재 시점에서 난이도가 굉장히 높다고 하셨다.
보통 조명을 마지막 작품으로 하는데, 이건 오히려 조명 다음으로 나가야 할 정도라고.
그래서 다른 작품을 먼저 해보기로 하고 고민해 보았는데, 처음에는 명함이나 액자 꽂이를 만들까 생각했었다.
그런데 선생님께서 앞으로 계속 입체 작품을 하게 될테니 기초적인 입체 작품을 먼저 해보는게 좋을 것 같다고 하셨다.
기초 연습이 될 것 같기도 했고, 화장품 담을 용기가 있으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어서 트레이 제작을 결정했다.
스케치
포인트를 아래쪽에 주자고 하셔서 아래쪽 도면을 열심히 준비했다.
간단하면서도 특징있는 문양을 만들고 싶어서 원래 직사각형인 바닥을 잘라서 정사각형을 만들고, 잘린 굵기만큼 또 잘라서 직사각형을 만들고,
그 직사각형을 동일한 방법으로 잘라서 다시 정사각형을 만들어가는 방식으로 패턴을 구상했다.
커팅, 연마, 동테이프
유리 색상을 정하는 데에 있어서 꽤 골머리를 앓았는데 딱히 정해놓은 색 컨셉이 없어서 계속 결정이 되지 않았다.
내가 계속 고민하자 선생님께서는 앞선 작품에서 푸른 계열을 많이 썼으니 이번에는 녹색 계열을 써도 괜찮을 것 같다고 조언해 주셨다.
그래서 연두색과 연한 청록색을 골랐고, 색을 하나 더 쓰는거 보다는 투명을 섞는게 더 예쁠 것 같아 투명을 넣었다.
색을 정한 후에도 어느 타일에 어떤 색을 배치하느냐는 굉장히 중요하고 까다로운 문제였는데, 최대한 색이 겹치지 않도록 하기 위해 가운데에 포인트 색상인 청록을 넣고
그 정사각형을 기준으로 ㄱ,ㄴ,ㄷ자로 감싸는 형태로 색을 배치했다.
납땜, 세척
옆면 유리는 따로 찍어놓질 않았는데, 파도? 나무 껍질? 느낌이 나는 투명 무늬유리를 썼다. 시선을 뺏어가지 않고 적당히 은은하게 예뻐서 잘 선택했다는 생각이 들었다.
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스테인드 글라스는 만드는 과정과 완성 후의 모습이 확연하게 다르다. 그 중에서도 가장 큰 차이를 만드는 과정은 단연 땜질과 세척이라고 생각한다.
동테이프를 감아놓았을 때는 동색이 들어있는게 너무 거슬려서 별로 안예쁘려나 생각이 많이 들었으나, 납땜 후 경계선이 은빛으로 변하자 훨씬 시각적으로 보기 좋았고,
그을린 자국과 유리에 표시된 넘버링을 세척을 통해 깨끗이 만들고 나니 유리와 땜 부분이 반짝거리면서 굉장히 아름다워졌다.
완성된 모습
투명유리의 매력은 역시 뭐니뭐니해도 색그림자인 것 같다. 빛을 비췄을 때 흰색 벽에 비치는 색그림자를 보면 진짜 이쁘다는 생각이 든다.
유리를 보았을 때는 그냥 청록색과 연두색의 유리이지만 그 안에 자잘한 무늬들이 들어 있어서 엽록체?와 침엽수?같은 느낌을 준다.
만들기 전에는 색도 조금 밋밋한거 같고… 동테이프를 감아 놓으니 조합도 안맞는거 같고… 입체로 완성되었을 때 어떨지 감도 안오고 여러모로 걱정이 많았는데,
모든 과정을 마치고 나니 이렇게 은은하게 예쁠수가 없다. 만족!